공지사항2013. 7. 6. 22:27

돌고 돌아 블로그.


인터넷을 접한 이래, 처음엔 이메일을 주로 썼더랬다.
그러다가 카페라는 것을 접하게 됐고,

여러 카페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맛을 들였다가

더듬더듬 배운 네모웹에디터로 나만의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컨텐츠 채워넣기도 빠듯했지만 일일이 레이아웃을 관리하기가 버거워

홈페이지를 접고, 유행 따라 쿨해 보이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온블로그 관리자가 먹튀하는 바람에 

오래된 소중한 기록들과 멘탈이 동시에 휘발되는 경험을 하고  

티스토리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블로그는 더이상 재밌지 않았다.

너무 알려져도 탈, 너무 안 알려져도 탈인게 가장 큰 탈(!)이었다.

SNS 바람을 타고 트위터를 개설해 노닐다가

그 무차별적인 개방성이 거북해 페이스북으로 옮겨탔다.

페이스북은 재미졌다.

나의 감정 표현과 네트워크에 있는 이들의 반응이 모두 즉각적이었다.

하지만 트위터만큼은 아니더래도 개방성은 다소 위험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던 차에, 어떤 결정적 사유로 페이스북을 닫아버렸다.

그러고 나니, 어디에 무언가를 떠들어댈 공간이 없어지고 말았다.


일기는 꾸준히 쓰는 편이지만, 그건 그야말로 하루의 기록.

또 다른 사유의 기록, 특별한 순간의 기록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어느새 '휴면계정'이 된 블로그를 다시 찾는다.


누가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피드백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

여기는 어쨌든, 나만의 고유 영토.

다시, 귀환을 신고한다.


cal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