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행'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7.12.02 이것이 영국이다 <13> - anfield 6
  2. 2007.11.30 이것이 영국이다 <12> - Manchester 6
  3. 2007.11.07 이것이 영국이다 <3> London is… 10
발자국2007. 12. 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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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리버풀은 영국을 대표하는 항구도시로 이름을 날렸더랬다. 그러다 1960년대에는 the Beatles 덕분에 일약 브릿팝의 고향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세계적인 축구 클럽을 가진 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 도시에는 붉은 색의 리버풀 FC와 에버튼 FC가 더비를 이루며 존재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리버풀 FC인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전통 라이벌이자 EPL의 빅4 가운데 한 팀으로 손꼽이기 때문이다. 난 이 팀을 마이클 오웬이 뛸 무렵 응원하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응원 팀을 옮겼는데, 최근엔 'el nino', 페르난도 토레스 때문에 다시 호감이 들기 시작하는 팀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극성스럽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서포터즈인 the Kop의 존재때문에라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클럽이다. 리버풀에 도착한 일요일에는 마침 아스널과의 경기가 있는 날. 아침 리버풀에 도착하자 마자 리버풀 FC의 홈구장 앤필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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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이 있긴 하지만 리버풀 지하철은 런던의 것처럼 노선의 망이 촘촘하지 못하다. 여행객들에게는 심지어 불친절하기까지 하다. 리버풀은 맨체스터에 있는 전차가 다니지 않는다. 이 곳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은 따라서 버스일 수밖에 없는데, 사전에 준비를 잘 해간 덕분에 앤필드까지 가는 버스를 잘 찾아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자 이 버스가 앤필드에 향하는 버스임을 확인시켜 준, 리버풀 FC 홈 저지 레플리카를 입고 있는 부자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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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Lime Street Station 부근에서 버스로 20여 분 달리면 Anfield라는 곳이 나온다. 이 곳에 앤필드 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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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 좁은 왕복 2차로 도로 옆에 바로 경기장이 서 있었다. 경기장 옆과 뒤쪽은 죄다 주택가였고. "이게 다야?" 소리가 절로 날만큼, 앤필드는 자그마했다. 올드 트래포드와 너무 비교가 됐다. 그냥 동네 경기장 같은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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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 트래포드를 지키는 게 맷 버스비라면, 앤필드를 지키는 건 빌 샹클리이다. 맷 버스비처럼 빌 샹클리 역시 리버풀 FC의 전성기를 이끈 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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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 오피스도 규모가 달랐다. 올드 트래포드에는 별도의 건물이었는데, 여긴 무슨 멀티플렉스 박스 오피스같이 생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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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FC의 클럽 스토어. 메가스토어보다 약간 작다 싶었는데, 기념품의 종류는 더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 무엇보다도 스폰서사인 아디다스의 디자인이 훌륭하다. 가장 응원하는 팀이 아님에도, 도리어 리버풀의 기념품을 그만 덥썩 사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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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주변 풍경. 도무지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가운데 한 곳의 홈구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규모와 적막감이었다. 뭐 이런 촌구석에 이런 경기장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뉴 앤필드를 짓고 있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앤필드의 규모가 이 정도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맨유:미들스브로 경기를 진작에 예매한 것과 달리 난 이 날 리버풀 경기를 예매하지 못했다. 한국의 구매 대행 사이트는 이날 경기가 아스날과 하는 빅매치라는 점을 들어 한 경기에 40만원을 불렀다. 아무리 빅 매치여도 한 경기에 들이는 돈으로는 너무 과하다 싶어 포기하고, 혹시라도 암표를 구할 수 있으면 구해볼 참이었다. 경기 시작 한참 전에 주변을 배회하고 있자니 그렇잖아도 주머니에 손꽂은 아저씨들이 "you need a ticket?"하며 다가온다. 100파운드 쯤이면 흥정을 해볼 셈.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당연하다는 듯 200파운드를 부른다. 암표 구할 생각을 바로 접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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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이 없다고 앤필드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야 있나. 처음의 계획은 암표를 저렴하게 구해보고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the Kop과 함께 펍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보는 것. 앤필드 주변의 펍 지도까지 준비해 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구장 앞에 널린 게 펍이었기 때문이다. 정오 오픈 시간에 맞춰 줄 지어 기다리다 펍에 들어가는 사람들. 난 앤필드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펍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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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들은대로 구석구석에 자그마한 TV 수상기가 있었다. 최근 텔레비전 브라운관 기술의 발전을 외면할 수 없었는지, 두 대의 대형 평면 LCD TV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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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이 날 서머타임이 해제돼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5시. 펍에 들어간 시간이 오후 1시 무렵이었는데 이미 펍은 초만원이었다. 정신없는 바에 가 2.5파운드짜리 생맥주를 들고 어정쩡한 곳에 기대어 앉았다. 다들 축구 시작 전 맥주를 연료 삼아 부어주며 경기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아자씨들은 물론, 아줌마들도, 동네 대머리 할아버지도, 백발의 동네 할머니도 기냥 죄다 빨간 색 리버풀 홈 저지를 입고 나와 맥주를 마셔대고 있었다. 말하자면 축구를 하는 날은, 자연스럽게 마을 잔치가 벌어지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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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저쪽 구석 한 쪽에서 일군의 아자씨들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낮술이 과하셨나? 했더니, 리버풀 FC의 응원가를 부르며 '전의'를 불태우는 것이다. 경기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러자 온 펍이 모두 노래소리로 가득찬다. 팀 응원 노래와 각 선수들의 이름을 붙인 응원가들을 선창하면 모두가 노래를 불렀다. 박수를 치고 구호를 외쳤다. 아 글쎄 경기가 아직 몇 시간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이러다 경기 전에 진이 다 빠지는 거 아니냐고 우려가 들만큼 참으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댔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영국의 계급사회가 유지되는 데에는 축구도 한 몫을 한다고. 노동자들이 일 주일동안 일을 하느라 쌓였던 스트레스를 주말 축구 경기 하나에 모두 풀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불만을 해소하는 창구로 축구가 이용된다는 얘기였다. 뭐 꼭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솔직히 우리나라같이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 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고서야, 일 주일에 한 번 축구를 핑계삼아 놀아보고 스트레스 풀어버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겠지 싶었다.

 그렇지만, 수염이 덕지덕지 나고 배가 불룩 나온 아자씨들이 축구 유니폼을 입고 기존 노래에 선수 이름을 중심으로 개사한 노래를 땀을 뚝뚝 흘리도록 불러대며 결연한 표정을 지어대는 거, 이방인으로서 재미는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름다운 풍경은 절대 아니었다.

 저 유명한 'You'll never walk alone'을 합창하는 the Kop. 대략 펍 분위기가 이런 분위기였다. 잘 들어보시라.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이 아니라 "알론"이다. "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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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를 살 때만 바에 가면 된다. 마시고 난 술병이나 파인트 잔은 그냥 아무데나 두면 된다. 아르바이트생처럼 보이는 앳된 소년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니며 병과 잔들을 수거해 가니 말이다. 내가 붙인 이 소년의 이름은 '리버풀 쌀자루 소년'인데, 내가 있는 쪽 테이블에 와 주인 몰래 살짝 살짝 앉아 쉬었다 가기도 했다. 한쪽 구석에는 병 깨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심지어 저 파인트 잔도 잔 값보다 인건비가 더 들어가 그냥 병처럼 다뤄진다고 한다.

 열심히 일 하는 리버풀 쌀자루 소년과, 테이블에 널브러진 잔 앞에 좌절하는 리버풀 쌀자루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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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작 시간이 되어 가자, 응원가를 주도하던 일군의 아자씨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갔다. 그들은 경기 티켓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제서야 펍에는 숨통 트일만큼의 공간이 생겼다. 남은 사람들은 티켓이 없는 사람들. 단촐하지만 경기장 안 못지 않은 팽팽한 긴장의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1:1 무승부. 제라드의 프리킥 골 때는 정말이지 떠나갈듯한 환호성으로 가득찼었고, 파브레가스의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 때는 탄식이 땅 깊이 파고 들었다.
 
 중간에 카메라가 1주일 뒤의 아스날 전을 준비하기 위해 구장을 찾은 퍼거슨 감독을 비춘 적이 있었는데, 맨유와 라이벌임을 확인하는 듯 그만 온갖 욕이 텔레비전으로 쏟아져 들었다. 나는 내심 반가운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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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뒤 펍을 빠져나왔다. 그때부터 또한 펍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았다. 경기의 아쉬움을 달래며 또 술을 마시기 위해서일테다. 경기는 겨우 두 시간이었지만, 경기 전에는 흥분을 고조시키기 위해 경기 뒤에는 경기의 여운을 되새기기 위해 사람들은 술을 마신다. 그게 그들에게 축구의 의미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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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내린 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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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시간, 허기가 져 영국애들을 쫓아 중국인들이 하는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내가 시킨 건 소시지 & 칩스였는데, 이게 다였다. 정말 소시지와 감자칩을 주고 그 위에는 소스로 카레를 부었다. 감자 칩은 너무 튀겨 딱딱하기까지 했는데, 영국 애들은 먹을 게 그렇게 없었는지, 난 반이나 먹고 버리고 만 감자칩을 우적우적 맛있게도 먹고 있었다. 여기다 김밥천국 차리면 잘 되겠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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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매주 어김없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데 빠져나가는 길은 왕복 2차로가 전부였다. 교통 체증은 불보듯 뻔한 일. 더욱이 버스에 탈 사람도 폭주하는 상황이어서 이 곳을 빠져나오는 데 경기 끝나고도 무려 1시간 반이나 더 걸렸다. 이런 일이 거의 매주 반복될텐데도, 길을 넓힐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참을성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인정해줄 만 하다.
 
 리버풀의 야경을 둘러볼 욕심도 없지 않았으나, 앉을 자리 열악한 조건에서 하루를 보내는 통에 허리가 아파와 그냥 숙소로 향했다. 리버풀의 첫 날은 그렇게 옴팡 리버풀 FC와 앤필드, the Kop과 함께 했다.

calvin.
Posted by the12th
발자국2007. 11. 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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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이자 제 3의 도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근거지이자 oasis의 고향. 이게 내가 맨체스터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여행 정보를 구할래도 구해지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도시를 오로지 축구 경기를 위해 찾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내게는 그래도(!) oasis를 배출한 도시라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어, 도시를 거니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다. 애정을 갖고 걸으니 도시 풍경 하나 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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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의 대표적인 교통 수단은 전차다. 전차는 도심에서 버스와 함께 어울려 다니고 조금 거리가 먼 교외에서는 속도를 내 국철의 기능까지 함께 한다. 지하철처럼 노선도만 있으면 원하는 곳을 어디든 갈 수 있는데다 지하철과는 달리 바깥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까지 있어서, 여행객에겐 더없이 좋은 교통수단이었다. 역시 하루 티켓을 끊으면 아무 때나 어디에서나 타고 내릴 수가 있다. 올드 트래포드를 가는 길에 시간이 많이 남아 중간에 막 내려서 거리를 걸어보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중간에 내려 야경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뒤 이어 오는 차를 타고 숙소를 향했다. 티켓은 사기만 할 뿐, 사실 확인하는 과정이 불분명해 뻔뻔하기만 하면 무임승차가 손쉬워 보였다. 불시 검사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티켓 확인 과정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누구 하나 무임승차를 꾀하는 법이 없었다.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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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에서 압도된 것은 '건물'이었다. 런던에도 옛날 건물들이 많이 있었지만, 맨체스터의 옛 건물들은 '공업도시'다운 무게가 있었다. 큼지막한 벽돌로 무지막지하게 지어 올린 건물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압도감이 들었는데, 특히 해가 져 으슥해지면 이내 마치 사람을 집어 삼킬 것처럼 보여 으스스한 기분을 들게 만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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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공업도시는 공업도시인지라, 맨체스터에 이렇다 할 관광 명소는 없어 보였다. 여행자를 위한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한 도시다 보니 주로 둘러볼 데라야 쇼핑 타운같은 곳 정도였다. 미술관도 있긴 했지만 런던과 비교해 그 규모가 '귀엽다' 여겨질만큼 작았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차이나 타운도 여지 없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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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의 밤. Piccadilly Garden은 맨체스터의 중심부다. 쇼핑타운과 교통 수단의 기착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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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도시. 맨체스터의 장점이자 영국의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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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아이' 처럼 도시 한 복판에 세워놓은 대관람차. 얘넨 이게 유행인 모양이다. 이름하여 Wheel of Manchest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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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의 셰익스피어 극장같이 생긴 옛날 건물. 여행 지도에도 극장으로 되어 있긴 한데, 1층은 펍과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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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영국 국교회 대성당. 고딕형 건물이 맨체스터가 주는 스산한 이미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대성당을 둘러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내 발길은 다음 행선지 리버풀로 향했다.

calvin.
Posted by the12th
발자국2007. 11. 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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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은 큰 도시다. 또 오래된 도시다. 겨우 사나흘 사이에 그 도시의 넓이와 깊이를 어찌 모두 헤아려 볼 수 있었겠냐만, 좁고 얕게나마 내가 살아온 환경과 확연히 다른 어떤 곳을 훑어본 것은 흥미로운 경험임에 틀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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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역시나 '날씨'다. 완기 형은 찌뿌둥한 날씨를 두고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단 찌뿌둥한 건 기본. 툭하면 비오고 비오다 갑자기 해가 나고 해나 난 채 다시 비오고, 한 마디로 완전 지랄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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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기 형 집에서 런던에 들어갈 때 샀던 Day Travel Card. 가격을 봐라. 5.7파운드다. 파운드당 1800원으로만 환산해도 만 원이 넘는다. 그래도 이거 한 장 사면 지하철 1~4구간과 버스, 그리고 국철 쯤 되는 도시 철도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으니 이득이다. 참고로 지하철 편도 한 번만 이용하려 해도 4파운드를 털어간다. 산적 같은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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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집들은 마치 법으로 꼭 이렇게 이렇게 지으라고 규정이라도 된 듯 천편일률적으로 생겨먹었다. 똑같은 지붕에 똑같은 벽돌로 쌓아올려 다닥다닥 붙여놓기까지 했다. 개성들이 없다, 개성들이. 번지수 잘 살피지 않으면 남의 집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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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엽서에서 많이 봤겠지만, 여기가 '런던'임을 알게 해주는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가 빨간 공중전화 부스다. 여행 가면서 읽었던 책에선 언젠가 전화부스 색깔을 바꾸려고 했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원상회복 했다고 하는데, 사실 가서 보면 빨간 전화 부스만 있는 건 아니다. 까만 색도 있고 정체 불명의 색도 있었다. 물론 관광객 입장에선 빨간색이 눈에도 잘 띄고 이뻐 보여 좋긴 하지만. 공중전화기는 시내 전화비가 40펜스. 1파운드가 100펜스이니까, 통화 한 번에 800원쯤 먹는 셈이다. 잔돈이 없어 50펜스를 넣으면 10펜스는 그냥 디저트 삼아 잡수신다. 영국 역시 휴대전화기 이용이 높아진 까닭인지, 공중전화 관리가 잘 안돼서 동전만 집어 먹고 나몰라라 하는 전화기까지 있었다. 죄다 휴대전화 들고 다녀 공중전화 필요 없지 않냐는 생각을 했더랬는데, 하다못해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중전화는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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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공중전화 부스와 함께 런던의 상징이라 불리는 빨간색 2층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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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파운드나 내고 하루 교통카드를 샀으니 당연히 타봤다. 놀이 공원 놀이 기구 타는 어린이모냥 낼름 2층으로 올라가 앉아서 기념 촬영...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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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버스의 2층에서 바라본 맞은편 2층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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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버스에서 바라본 런던 거리. 굳이 비싼 돈 내면서 투어 버스 탈 필요 없다. 충분히 그만큼의 높이를 보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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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내부 풍경.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다. 승차권은 굳이 따로 사지 않고 운전사에게 직접 사면 된다. 돈내면 티켓을 끊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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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밖에서도 끊을 수 있다. 이렇게 생긴 티켓 박스에서 사거나 우리나라 교통카드처럼 적립해 쓰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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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이 오른 쪽에 있으니 차는 왼쪽으로 달린다. 그러므로 한국처럼 길을 건널 때 왼쪽을 주의하면 안 된다. 오른 쪽을 봐야 한다. 횡단 보도에는 친절하게도 Look Right라고 적혀 있다. 똑바로 보라는 말이 아니라 오른 쪽을 보란 말이다. 물론 죄다 Look Right인 건 아니다. Look Left 혹은 Look Both Side도 있는데, 일방통행로 같은 곳에서 그러하다. 런던의 수많은 일방 통행로는 오래된 도시 개발 속에 형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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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단보도 옆에는 길 건너고 싶은 사람들이 누르는 버튼이 있다. 누르면 WAIT 램프가 뜨고 기다리면 파란 불이 켜진다. 하지만 이걸 누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차가 없을 땐 그냥 건너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경찰 앞에서 버젓이 무단횡단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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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런던의 명물이라고 하는 검은색 택시, cap. 경험삼아 타보기에는 비싸다는 말에 가난한 관광객은 멀찌감치서 사진으로 남기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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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곳곳에는 이렇게 오래된 골목 골목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골목을 싸돌아다녀 볼 수 있는 것도 자유 여행의 묘미. 생각같아선 19세기의 찰스 디킨스 소설책을 들고 책에 나온대로 싸돌아 다니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그러기엔 돌아볼 곳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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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도 대도시는 대도시인지라, 게다가 오래된 대도시인지라, 여기 저기 공사하는 현장이 많았다. 뉴욕만큼이나 많이 뜯어 고쳐 대더라. 우리나라도 공사장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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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의 10층 석탑? 무슨 건물을 짓는 공사장인 모양인데, 목재를 대고 건물 올리는 모습이 꼭 우리나라 절의 석탑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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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연립주택은 Flat이라고 부른다. 정원 가꾸는 걸 좋아라하는 영국인들은 이런 공동 주택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테라스마다 작은 화단을 꾸며놓은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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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서를 부치기 위해 찾았던 런던의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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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에 있던 축구 기념품 상점. 지름신이 마구 강림하는 걸 짓누르고 참느라 혼쭐이 났다. 아... 역시나 살 걸 그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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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 테이크아웃 카페의 바리스타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길거리 테이크아웃 카페의 바리스타는 20대 초반의 아리따운 언니들인 경우가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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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기 형과 들어간 영국 pub. 카운터에서 맥주를 골라 시키면 500cc가 조금 넘는 크기의 파인트 잔에 따라준다. 들고 가서 자리 아무데서나 마시고 잔은 그냥 두고 나오면 된다. 기네스 1파인트가 대략 3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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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 계산 방법도 우리와 좀 달랐는데, 우리는 계산서에 서명하는 방식이라면 여기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방식이다. 카드를 꽂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인증받으면 계산이 끝난다. 서명은 필요 없다. 영국에선 비밀번호를 기억해 두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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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다른 무엇보다도 기네스 생맥주 맛은 정말 일품!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