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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0 Festivals!
  2. 2007.03.12 [tv] Jet - Put Your Money Where Your Mouth is
발자국2009. 11. 10. 01:03
 축제는 즐기라고 있는거다. 주말이 무료한 '우리'에겐, '즐거운' '축제'가 필요했다.


 여름의 축제는 '지산 록 페스티벌'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 라인업은 장기하와 얼굴들, 언니네이발관, JET 그리고 Oasis. Oasis만으로도 사수해야 할 축제인데, 인생에 딱 한 번 올까 말까 할 환상의 라인업이라니, 이를 어찌 포기하겠나. 부랴부랴 차를 끌고 가 진땀 빼며 주차를 하고 난 뒤 들어갔을 땐, 이미 장기하와 얼굴들이 '달이 차오른다 가자'를 불러 대고 있었다. '신생' 밴드 치고는 메인 스테이지를 장악하는 무대 매너가 훌륭하다. 정말 물건은 물건이다. 조오타!


 메인스테이지만 주구장창 지키고 있으면 되려나 했는데, 아뿔싸, 언니네이발관은 옆에 마련된 규모가 작은 그린 스테이지인가 하는 데에서 공연을 한다고 한다. 여기는 주로 인디밴드 등의 공연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감칠맛나는 공연들이 많아서 여기서만 죽때리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겠다 싶긴 하더라만, 메인 스테이지의 라인업이 너무나도 빵빵하다. 메인스테이지와의 거리는 뛰어서도 2-3분이나 걸리는 시간. 언니네이발관은 살짜쿵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인이 몰려오는 축제에는 이런 놈들도 있게 마련. 무관심 밴드들의 공연이 있을 때 잔디밭에 퍼질러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는데, 저렇게 생긴 놈이 와서 저러고 있더란다.



 드디어(!) 만나보게 되는 JET. 마음 같아서는 저 스탠딩 무리와 함께 방방 뛰고 싶었으나, 30대 저질 체력에 홀몸이 아니었던 관계로 멀찍이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최근 나온 밴드 가운데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밴드였고, 기대되는 무대였으나, 음... 라이브의 위압감은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역시 이런 큰 무대에서는 경험이 중요한 요소. 더 자라서 단독 콘서트 함 와라. 기다릴게.



 스탠딩은 팔팔한 놈들에게 양보(!)하고, 언덕 배기 벤치 앞에서 신명나는 가락에 어깨 춤만 덩실덩실.... ㅡ,.ㅡ;;;



 JET의 공연이 끝나고 어둑어둑해지자, 사람들이 어둠을 헤치고 하나둘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날의 헤드라이너 공연이 곧 시작할 참이었기 때문이다.


 Oasis는 마치 JET에게 라이브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 한 정도였다. 이미 두 차례의 내한공연을 섭렵했지만, 록페스티벌에서의 Oasis는 또 달랐다. 신곡 위주로 짜여진 내한공연에서의 셋 리스트와 달리, 그야말로 히트곡 중심의 셋 리스트 역시 흡족했다. 들어도 들어도 즐겨도 즐겨도 목마름이 당최 해결되지 않는 짙은 여운을 남긴 공연이었다. 다음을 기약했으나, 아뿔싸, 이제 그들에게 '다음'은 없다.



 '앵콜 요청 금지'용 폭죽 놀이? Oasis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터지는, 축제가 쫑났음을 알리는 폭죽에 사람들의 앵콜 연호 소리가 묻히고 말았다. 우리도 넋을 놓고 축제의 화려한 끝을 함께 한 뒤, Oasis가 섰던 뜨거운 무대를 슬쩍 뒤돌아 보고는 총총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어, 가을.



  자라섬은 2년 전에도 찾아왔던 곳이다. 나보다는 반려자가 즐겨하는 재즈 축제의 현장. 2년 전 좋았던 기억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생계인이 되다 보니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야 오게 되는구나...


 마지막 날 첫 공연을 연 전혜림과 친구들. 2년 전에는 재즈도 대중음악도 아닌 듣보잡들이 나와 분위기를 흐렸는데, 오호, 이번엔 처음부터 맛깔나는 음악을 선사해준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강단에 선다고. '여우야 여우야'를 응용한 한국적인 재즈 음색을 들려준다.


 
 축제는 밤이 깊어질수록 무르익는 법. 재즈 선율은 어둠 속에서 더욱 흐느적거린다.

 젊은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불렀던 재즈 기타리스트 스캇 헨더슨의 베를린 챔버스 트리오. 공연이 끝난 뒤 사인을 받으려고 상당수가 다음 공연을 마다한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공연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리차드 갈리아노 탱가리아 4중주. 2년 전에도 반도네온의 탱고 가락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반려자는 음악에 취해 시종 만면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리차드 갈리아노의 솔로는 그 가운데서도 백미. 공연 하나로 반해 현장에서 CD를 사려 했으나, 이미 먼저 취해버렸던 사람들이 죄다 사갔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품절된 CD를 재입고 요쳥해 놓고 마냥 기다리는 중...


 마지막 공연이 한 팀 더 기다리고 있었으나, 우리는 서둘러 빠져나왔다. 추위에 지치기도 했고, 한꺼번에 빠져나가느라 길이 막힐 것도 염려됐기 때문이었다. 9월에 하던 축제가 10월로 미뤄지면서 한밤의 추위는 생각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다시 9월의 선선한 축제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롯데의 스폰서 도배가 지나쳐 보이기도 했지만, 이만한 수준과 규모를 유지하자면 어쩔 수 없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라인업이 훌륭해 내년이 또 기대되는 축제였다.

calvin.
Posted by the12th
교감2007. 3. 12. 20:22


She's a loaded gun
In my shaking hands
Am I in hell, or the promised land, yeah


Jet의 (어떤) 노래는 강렬하다.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며
결코 내숭을 떨거나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다.
음악 역시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다.
한 번 들으면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