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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8 이것이 영국이다 <6> - museum & gallery 2
발자국2007. 11. 1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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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자체가 오래된 것들이 모인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 도시'이긴 하지만, 그 박물관 속의 박물관 또한 유명하다. 바로 우리에겐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리는 the British Museu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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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영국박물관'이라고 해도 될 것을 굳이 '대영'이라고 번역해 이름 박은 것에는, 이 박물관이 영국의 식민지 시대 유산이라는 점을 넌지시 내보이려는 의도가 담겼던 것 아니었을까? 실제로 오래된 것들 가운데 귀한 것들만 모인 이 박물관에 있는 것들이란, 죄다 남의 나라에서 약탈해 온 것들 뿐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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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배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태어난 탓인지 난 이런 '약탈물 보관소'같은 공간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 박물관에서도 볼만한 것들이란 이집트의 미이라나 모아이, 로제타석 같이 하나같이 훔쳐온 것들 뿐이다. 영국이나 유럽의 것들은, 솔직히 볼만한 게 별로 없다. 불편한 마음에 건성으로 둘러봤다. 약탈의 역사가 창피해서라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할터인데, 이걸 자랑스럽게 전시해놓은 그들의 정서를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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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루브르 박물관보다 양반인 것은, 돈은 따로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일말의 양심은 있다는 건가? 그게 도적질한 죄를 덮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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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은 고까웠지만, 미술관은 매우 훌륭했다. 사실 영국으로 떠나기 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발품파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던 게 어리석었다 느껴질만큼, 국립미술관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멋졌고 또 좋았다. 고흐, 카라바조, 드가 등의 실제 그림들은 <플란다스의 개>의 네로가 왜 죽어가면서까지 루벤스의 성모상을 직접 보려 했던건지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내게는 특히 좋았는데, 인쇄된 그림이나 복제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화 질감이 뿜어내는 특유의 강렬함에 도취돼 버려 그림 앞에서 한동안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게임 회사의 프로모션 행사 탓에 어수선한 트라팔가 광장과 영국의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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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박물관이 전통 회화의 보고라고 한다면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현대 미술이 가득한 놀이터 같은 곳이다.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건물과 그 발상부터가 대단히 모던한 느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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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트 모던 갤러리 터빈 홀에 '전시' 된 도리스 살체도의 Shibboleth이란 작품. 서구 중심 사회의 차별을 형상화했다는데 그런 의미는 잘 모르겠고, 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관람객들이 신기해 하며 균열된 금을 따라 재미나게 노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현대 미술은 독특하고 기특해 보여 고전 미술과 다른 상쾌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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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의 미술품? 박물관 뿐 아니라 이런 미술관도 모두 무료 관람이 되는 도시에 살다보면 사람들이 자연스레 예술가의 기질을 품게 될 것만 같다. 길거리 낙서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더라. ^^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