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토피아2009. 10. 19. 22:58

 사람이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하기란,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경우엔 삐딱하고 남의 장점을 좀체 인정하지 못하는 못된 성정 탓에 더욱 그러한데, 
 그랬기 때문에 이 공장에 들어와 5년동안 그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선배를 만나보지 못해 왔다.
 경래 형은 그런 내가 처음으로 '진심어린 존경심'을 마음 속에 품도록 했던 사람이다.

 그와는 <미디어포커스>의 마지막 6개월을 함께 했었는데,
 바야흐로 프로그램의 간판을 갈아치우려는 
 내외부의 불합리한 압박과 강요가 그야말로 극에 달했던 시절이었다.
 그 때 그는 젊은 기자들의 '좌장' 노릇을 하며
 막무가내였던 수뇌부를 상대하고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던 내부의 중지를 바로 잡았다.

 거듭되는 강요와 회유에 그는 일관된 논리와 정당성으로 응대했는데, 
 그 때 경래 형이 보여주었던 것은 용기와 기개였다. 
 말이 좋아 용기와 기개이지, 조직 생활을 하면서 그걸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는 건
 말 그대로의 용기와 기개가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그의 용기와 기개를 닮고 싶어, 그려보았다.

 (포토샵 CS2에서 와콤 타블렛 인튜어스3로 선 작업 및 채색.)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