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2009. 12. 24. 20:40

 사실, 일본 사람들의 얼굴을 '도촬'해볼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똑딱이로는 아무래도 무리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용케 몇장 건졌다. 어디 넣을 구석이 마땅치 않아, 아이들 사진만 따로 모아봤다.


 메이지신궁의 전통 혼례 하객으로 온 것으로 보이는 유타카 어린이. 부모 친지들은 물론, 생판 처음 보는 관광객들마저 찍어보겠다고 하니 졸지에 아동 모델이 되어 주셨다. 철부지 동생은 덤으로 찍힌 셈인데, 덕분에 그림은 더 살아 주었다.


 메이지 신궁 가는 길에 있던 코스프레를 준비하던 청소년들. 주말 휴일엔 이 길목이 코스프레의 천국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엔 이 그룹과 웬 서양 여자 하나 뿐이었다. 아니메를 꿰고 있었다면 누구 코스프레인지 알아맞추기까지 하며 즐겼을테지만, 그렇게 심취해 있지 못한터라, 소심한 마음에 옆 모습만 슬쩍 찍고 빠져나왔다.


 이노카시라온 공원이 부러워 보였던 건, 숲 그 자체의 울창함에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나와 뛰놀 수 있는 아주 넉넉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는 점에 있었다. 서울 어디에서 아버지와 캐치볼하는 아이, 엄마와 축구공 차는 아이를 볼 수 있겠나. 인라인을 타는(배우는?) 여자아이도 말이다.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배에서 본 고딩 무리들.  신종플루 걱정에 쓴 거겠지만, 그 마스크 덕분에 좀 더 살벌해 보이더라. <캠퍼스블루스> 류의 학원물만 보다 보니 일본 교복 입은 무리들이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하코네에서 만난 꼬마 숙녀들. 일본 아이들이 유난히 더 귀여울 건 없지만, 달리 말하면 일본의 아이들이라고 예쁘지 말란 법이 없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그 자체로 빛이 나는 법이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