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토피아2010. 1. 9. 02:31


 시사만화를 그린다 치면, 요즘만큼 호기도 없다.
 그릴만한 게 두루 넘치기 때문이다.
 낯뜨거운 원전 보도나, 뉴스의 NHK향 추진이나, 탐사보도팀 해체나
 어느 것 하나 그림으로 풍자하고 비틀어 보고 싶지 않은 게 없다.
 기협회보가 좀 더 자주 발행됐더라도 모두 소화할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면은 2주 마다 한 번만 제공되고,
 그렇다면 그간의 이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데
 결국엔 이걸 그리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말에 기습적으로 해치운 김현석 선배에 대한 부당 인사다.

 새해 벽두부터 지역에 내려가야 하시는 통에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김 선배의 가는 모습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일단은 그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 

 처음엔 김 특보나 본부장을 등장시켜 정면으로 비판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풍자보다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가 더 낫겠다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오늘 김 선배의 부당한 처지가 내일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그래서 이 사태를 그냥 보고 넘어가선 안됨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싸움의 국면'이고, 그 동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한 까닭이다.

 내공이 없다보니 호흡이 달린다.
 두 번째 컷은 거의 날림 수준이다.
 시사만화를 위한 캐리커처를 어찌 처리해야 하는지 감을 잃어버렸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