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2010. 4. 7. 17:55

 올 시즌 FC서울의 상암 개막전이었던 전북전은 어찌나 화딱지가 나던지.
 지난 시즌 막바지에 1위를 빼앗긴 것을 되갚아 줘도 모자랄 판에,
 '티아라의 저주'에 어이없고, 정조국의 결정적 미스에 안타깝고, 
 결국엔 심우연의 '유다 신드롬' 한 방에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모처럼 반려자 이끌고 상암 찾았는데, 된장, 기분만 버리고 말았더랬다.

 올 시즌도 이렇게 변죽만 울리고 말려나, 했는데 포항을 이겼단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는, 수원과의 일전이다.

 가능하다면, 상암에서 열리는 수원전은 가급적 '직관'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경기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물만큼 치열한 더비 매치인데다, 수원의 모기업은 경멸해 마지 않는 '돈삼성'.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인 까닭이다.
 최근 수원전을 직접 보는 동안 내리 두 경기나 졌더래서 정신적 충격이 이를데 없었기도 했지만,
 박주영이 헤트트릭을 몰아치며 그야말로 대승했던 2006년 컵대회의 기억은 아직도 짜릿하다.
 그게 라이벌전의 묘미다.

 하지만, 결국 직접 보진 못했다.
 아무리 축구가 좋고 더비전이 중요하기로서니, 아버지 생신만 해서는 아니 되니깐. ㅡ.ㅡ;

 뒤늦게 접한 경기 결과는 의외의 3:1 대승.
 어인일인고 했더니, 이운재의 삽질이 가관이었더라. 그러게, 살 좀 빼라니깐.
 마치 동아시아 대회에서 중국한테 뺨 맞고 일본한테 화풀이 한 것과 같은 효과인데,
 중국한테 진 게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던 것처럼,
 역시 전북에게 진 게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기분 좋은 승리였다.

 라이벌전의 승리는 언제나 즐겁다. 야르~

(그런데, 솔까말, 저 사진에서의 정조국은 '쥐'를 연상케 한다. 아놔,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인데... 어떡하냐... ㅋ)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