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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6 2009 크리스마스 선물 (내일공방)
  2. 2009.08.19 평화주의자 4
삽질2010. 1. 6. 15:31


출처 : 공영석 / 내일공방 (www.studio2morrow.com)
Posted by the12th
얼굴2009. 8. 19. 09:48

ⓒ 손문상

 내가 태어날 무렵 이미 거물 정치인이었던 까닭에, 내게 그는 '지역주의 할거 보스 정치인', '집요한 대통령 도전자', '정계은퇴를 번복한 거짓말쟁이', '그들만의 선생님'이었다. 민주화 운동 전력은 김영삼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집권을 위한 활동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전향적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잘 봐줘 봐야 '이상을 쫓는 민족주의자'로 보였다. 처음 대선 투표권이 주어졌던 97년, 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판단으로 끝내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김대중에 대한 내 평가는 그의 한 마디로 달라졌다. 북한과 부시 미 행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질대로 틀어져있던 때, 퇴임해서 세상 사나운 꼴 안 보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 좋을 그 때, 노구를 이끌고 그가 던진 말, 

 "'대화'는 악마와도 하는 게 '대화'다". 

 이 한 마디는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평화주의를 언급한 것이었다. 그는 가장 본질적 의미에서의 '평화주의자'였다.
 
 식민지를 갓 벗어나자 마자 첨예한 이데올로기 깃발 아래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반목과 증오만이 가득찼던 정신 나간 분단국가에서, 이 정도 깊이의 평화주의 철학을 지닌 지도자가 나오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된 일은 필연이었다.

 대한민국에게 노무현이 두 번 다시 없을 평등한 지도자였다면, 대한민국에게 김대중은 두 번 다시 없을 국제적인 지도자였다. 그 두 명의 큰 별이 석달 사이에 졌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최악의 지도자를 두고 있다. 바야흐로 어둠의 시대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