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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6 사이코패스 8
토막2009. 2. 6. 22:13

 아으,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 개념도 모르던 걸 보도한답시고 뒤지고 공부하고 배워나가며 일주일동안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에 시달리다 보니, 이거 원, 내가 다 사이코패스가 되어 가는 거 같으다... 

 가만..., 뭐라고.................................? 

 "자기 가치에 대해 과장하는 경향에 말주변이 좋고 겉 보기에 매력있으며 병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연민이나 죄책감이 부족하며 장기적인 목표가 결여돼 있고 무책임하다." 이게 꼭히 사이코패스만의 특질은 아니니 말이다. 딱 내 얘기랄 건 아니지만, 기자 혹은 언론 자체가 사실은 좀 그러하다. 

자기 가치 과장 : 기자는 제 잘난 맛에 산다. 기자 치고 스스로 잘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언제나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시비를 판단하고 심판하는 역할을 자행하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실제보다 상당히 높게 둔다. 

 말주변이 좋다 : 기자들은 대개 말주변이 좋다. 취재원과의 말 싸움에서 져선 안 되기 때문이다. 때론 논리로, 때론 궤변으로, 때론 아집으로 변화 무쌍한 말주변을 자랑한다. 기자와 말 싸움을 하면 머리에 쥐난다. 말꼬리 잡고 늘어지면 장사 없다.  

 겉 보기에 매력적 : 겉 보기엔 그저 번지르르하다. 일단 먹물 냄새 나는 식자층 처럼 보이고, 더러는 주워 들은 얘기로 전문가 흉내도 낸다. 사회 정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정의의 사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리를 탐하며 부패와 싸우는 지사의 이미지도 살짝 얹어져 있다.

 병적인 거짓말 : 기자에겐 더러 능숙한 거짓말이 요구된다. 취재원과의 치열한 심리전 속에서 눈치껏 적당히 눙쳐야 하는 순간이 있다. 성공적인 보도를 위해서 취재 목적을 속여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허락 없이 몰래 촬영하거나 몰래 녹취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연민이나 죄책감 부족 : 당연하다. 조지는데 연민과 죄책감은 금물이다. 조질 땐 무조건 냉철해야 한다. 조질 땐 조금도 반발하지 못하게 잘근 잘근 조져 놔야한다. 오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을 때에도 애써 냉철함을 유지하며 내가 옳았노라고 주장해야 한다. '공익'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희생인 것이라고 우겨댄다. 

 장기적인 목표 결여 : 매일 매일 또는 매주 매주 아이템 때우며 먹고 사는 게 일이다 보니, 장기적인 목표랄 게 있을리 만무하다.

 무책임 :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라도, 일단 신속하게 보도하고 본다. 위험하다 싶으면 '논란' '의혹'이라고 달아주면 된다. 오보임이 판명났을 때에도 취재원에 책임을 돌린다. 아니면 그냥 말면 되는 거다. 그러다 언론중재위에 걸리면 조그맣게 정정보도 해주면 그만이다.

 누가 그런 말을 했다. "자기 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모자라다는 게 '사이코패스'라면, 대한민국이 사이코패스"라고. 그도 맞는 말이지만, 그 중에서도 기자들은 더욱 그러한 거 같다. 사이코패스와 주요 특질을 공유하는 직업이라니, 여간 씁쓸한 게 아니다. 좀 더 사람다운 기자, 좀 더 상식적인 언론은 정말 바보같은 소리에 요원한 일인걸까?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