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리더십은 여전히 물음표다.
어눌한 말투와 다소 횡설수설하는 언변을 보면
좀처럼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무공해 축구"도 실체가 불문명하다.
전술 전략에서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찌됐든 결과는 좋다.
지난시즌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리그 우승.
그리고 이번 시즌엔 리그 4위권을 유지하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넘보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지리멸렬한 무승 행진을 이어갈 때는
그간 귀네슈와 빙가다가 뿌린 씨앗을 거뒀던 것일 뿐,
이제서야 드디어 최용수 리더십의 바닥이 드러난 거라고
경질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결국 최용수는 다시 반등에 성공해
꽤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제 삼성축구단과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에스쿠데로는 최용수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건 그동안 오랜 부진에도 자신에게 믿음을 줬던
감독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보였다.
어쩌면 전술 전략같은 지략이나
팀을 장악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팀을 이끄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팀원들에 대한 단단한 신뢰에서부터 오는 게 아닐까.
칭찬과 격려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나는 더 믿어야겠다.
cal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