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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6 이것이 영국이다 <10> - brit rail 4
발자국2007. 11. 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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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는 수단은 세 가지이다. 비행기를 타거나, '코치'라고 불리는 고속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는 것이다. 런던 지하철 편도 한 장이 40파운드인 점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교통비는 '대중 교통'이라 해서 싸지 않다. 기차든 버스든, 일단 환율 계산을 하면 입이 떡 벌어질 돈을 지불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들의 기차는 대처 시절에 이미 민영화 되었음을 상기하라.) 그나마 기차의 경우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패스'가 존재한다. 유럽 전역을 이동할 때 쓸 수 있는 유레일 패스처럼 영국 철도만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브릿레일 패스를 사서 쓰면 된다는 얘기다. 브릿레일 패스도 종류가 다양한데, 잉글랜드 지역만 다닐 건지, 스코틀랜드나 웨일즈 지역까지 돌아다닐건지에 따라 구분이 되고, 날짜 기간이나 횟수의 종류도 다양하다. 내 경우엔 어차피 런던-맨체스터와 맨체스터-리버풀, 리버풀-런던의 이동 코스에만 사용하면 될 일. 브릿레일 패스 가운데 잉글랜드 플렉시패스 4회권을 사는 게 가장 적합하다. 184유로,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25만원가량을 내면 일단 기차삯은 해결이 되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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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움직이자면 하루 전에 맨체스터에 당도하는 게 낫다. 저녁 6시 35분에 런던을 출발해 맨체스터에 도착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런던 Euston Station으로 향했다. 고이 아껴두었던 브릿레일 패스를 개시하고, 플랫폼으로 뛰어 내려갔다. 우리로 치면 KTX처럼 생긴 Virginia Train 편이다.
 
 브릿레일 패스는 '좌석'이 따로 없다는 점에 유의할 것. 기차 이용하는 사람 많지 않다더니 금요일 밤인 관계로, 객차 안 인간들이 '으악' 소리날 만큼 가득이다. 하루종일 가방 짊어지고 걸어다닌 탓에 허리가 끊어질듯 아파 왔다. 두 시간 넘게 서 있을 생각하면 머리가 다 아득해져 오지만, 이거 뭐, 처음 타보는 열차에 짐까지 커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등줄기에 식은 땀마저 흘러 내리려는 찰나, 열차 출발 얼마 지나지 않아 승무원들이 입석 승객들에게 어느 열차칸으로 가면 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고 일러준다. 천만 다행으로, 널찍 널찍 편한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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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돌아오는 열차에서 확인한 거지만, 객차에 들어오면 등받이에 저렇게 딱지가 꽂혀 있는 자리들이 있다. 좌석이 예약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다. 그 말인즉슨, 저 딱지가 없는 자리는 좌석 예약이 안 된 자리이니 입석 표를 끊은 사람이 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먼저 맡는 사람이 임자다. 이런 거 알아야 고생을 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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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9시가 다 되어 도착한 Manchester Piccadilly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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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asis의 고향 맨체스터에서 만난 oasis. oasis의 새 DVD 발매 4일 전을 알리는 광고판이었다. 이미 나온줄 알고 런던에서 그렇게 찾아 헤매도 없더니, 아직 나온 게 아니었다. 맨체스터라서 특별히 이 광고가 붙어 있는 건 아니었겠지만, 맨체스터에서 oasis의 흔적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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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ccadilly Station은 맨체스터의 관문 노릇을 하는 역이다. 하지만 이 역은 Virginia Train같은 비교적 큰 열차들이 드나드는 곳이고, 리버풀 같이 짧은 거리를 갈 때 타는 간선 열차는 다른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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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chester Victoria Station이다. Piccadilly Station보다 오래된 곳으로, 우리나라의 옛 무궁화호 같은 열차들이 서는 곳이었다. 말하자면, Piccadilly Station이 신역사라면, Victoria Station은 구역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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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도착 이틀 뒤 리버풀을 가기 위해 탔던 Northern Rail. 잉글랜드 북부 지역을 오가는 열차다. 리버풀까지는 1시간 반 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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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보기에도 앞서 탔던 Virginia Train하고 차이 난다. 좌석 번호도 따로 없고, 그냥 막 타는 지방 열차 모양이다. 정겹게도, 냄새까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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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장이 티켓 확인을 하면서 미리 끊어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현장에서 직접 돈 받고 티켓을 발권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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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chester to Liverpool... 맨체스터의 여운을 남기기 위해 내내 oasis의 노래를 들으며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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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의 관문인 Liverpool Lime Street Station. Piccadilly Station과 비슷한 규모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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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런던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늘어선 줄. 대도시를 향할 때는 역시나 Virginia Tra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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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갈 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열차에 들어가 좌석 예약 딱지가 없는 자리를 냉큼 골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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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erpool to London... 이번에 귓 속을 메운 BGM은 the Beatles의 선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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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도착한 런던. 여행 막바지 즈음이었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