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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8 오심을 심판하라 4
떠듦2010. 6. 28. 11:03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쿨한 말이 아니다. 심판들의 잘못된 판단은 선수들이 흘려온 땀방울을 배반하는 행위이고, 순수하고 열정적인 퍼포먼스에 오점을 남기는 행위이다. 그것은 또한 축구에 열광하는 팬들에게 '완벽한 경기'를 볼 권리를 박탈하는 범죄적 행위다. 

 오심을 경기의 일부로 봐야 했던 시절이 분명 있긴 있었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기 이전, 그러니까 경기장 내에서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단 한사람의 눈만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엔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오심도 경기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절이 바뀌었다. 심판의 눈 못지 않게, 아니 오히려 심판의 눈보다도 더 치밀하고 정확한 고성능 카메라가 경기장 구석구석에 수십대나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도 떨어지는 심판의 눈에만 모든 상황을 내맡기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다.

 경기장의 모든 곳을 사각 없이 관찰하는 카메라는 심판의 오판을 보완해 줄 수 있다. 비디오판독이 시간을 지체시키는 것도 아니다. 경기장의 심판진은 역시나 테크놀로지의 발달 덕분에 무선 리시버를 착용하고 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경기장 바깥의 비디오판독관이 심판이 보지 못하는 상황을 리시버를 통해 그때그때 알려주면 될 일이다. 그것은 경기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을 주면 줬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비디오 판독이 심판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은 잘못된 것이다. 도리어 남발되는 오심이 심판의 권위를 더 떨어뜨린다. 이제는 일반 관중이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장 내 상황을 심판보다 더 정확히 보는 시대다. 그런 와중에 심판이 눈먼 장님과 같은 머저리 판정을 내린다면, 그 권위는 훼손을 피할 수 없다. 심판이 테크놀로지의 보조를 받아 정확한 판정을 내릴 때, 오히려 필드의 심판관으로서 권위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개입이 '인간적인 축구'를 방해한다고 하지 마시라.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기 운영이, 선수들의 정말로 '인간적인' 꾸준한 노력과 고된 훈련의 결실들을 쉽게 갉아먹고 있다.

 FIFA는 과거 심심치 않게 일어났던 악의적이고도 고의적인 오심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는 고의적이지 않은 실수들도 방지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바로 FIFA가 말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움직임이며, 전세계 축구 애호가들에게 온전히 아름다운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길이다. 4년동안 기울여온 선수들의 노력을 배반하지 않는 '월드컵의 가치'를 살리는 방법이다. 또한 말 그대로 뿌린대로 거두는 '스포츠 정신'을 있는 그대로 드높이는 길이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