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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6 봉하마을에 가다 8
  2. 2010.01.06 2009 크리스마스 선물 (내일공방)
  3. 2010.01.05 그가 있는 2010년
발자국2010. 5. 26. 17:26


 봉하마을에 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이후 가보고 싶어 벼르고 벼르던 길이었는데, 그의 생전에 가보지 못하고, 그의 사후에도 그만 일을 핑계로 찾아가게 됐다. 취재파일 방송일인 23일은 정확히 그의 서거 1주기이고, 그래서 내가 관련 아이템을 하겠다고 나섰다.



 새벽의 정토원. 작은 암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얼추 맞았지만, 생각보다는 주변 환경이 예쁘고 좋았다. 새벽 그림이 안 좋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오면서 연등을 달아 다행이었다.


 정토원에서 바라본 봉하마을. 예전에 사저가 마을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묘역이 중심이 된 것만 같다. 우리가 갔던 당시에는 한창 공사 중이라 안에서 참배하지도 못했다.


 새벽 일을 마치고 봉화산을 두루 돌아보았다. 정토원의 선진규 원장께서 자랑해 마지 않던 호미든 관음상. 그 뒤편에 이 상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탠 사람들의 이름들이 쓰여저 있는데, 노 대통령과 그의 형 이름도 볼 수 있다.


 말이 없는 부엉이 바위. 어째 그 묵직함과 한결같음이 그를 닮은 듯도 보인다.


 복원된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 고인의 뜻은 죽어있는 생가가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을만큼의 생가라고 하는데, 곳곳에 관광객들의 접근을 막는 팻말이 있었다. 내부의 물품들이야 대개 이미테이션들인 마당이라면, 고인으 뜻 마냥, 누구나 들어가 보고 앉아보고 누워보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너무나도 인상적이고 아름다웠던 화포천과 생태연못.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물은 스스로 생명력을 확보한다. 정부의 4대강 접근과 정반대의 해법으로 노 대통령은 이 샛강을 살려보겠다고 한 건데, 결과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사람은 그저 이 대자연의 품 안에서 양심적으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면 그 뿐. 그게 또한 봉하마을 생태농업의 정신이라고 한다.

 취재 중 구형 똑딱이로 짬짬이 찍은 거라 사진이 턱없이 모자라다. 언젠가 스스로 참배객이 되어 다시 한번 찾아와 봐야겠다. 봉하마을은 충분히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볼만한 곳이었다. 멋진 산이 있고, 아름다운 하천이 있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바로 그가 잠들어 있는 곳, 그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인 까닭이다.

calvin.
Posted by the12th
삽질2010. 1. 6. 15:31


출처 : 공영석 / 내일공방 (www.studio2morrow.com)
Posted by the12th
찰나2010. 1. 5. 23:53

 난 책상 달력 욕심이 좀 있는 편인데, 올해엔 그런 욕심을 부러 내지 않아도 되었다. 연말이 되자 공짜 달력들이 밀려들었던 까닭이다. 디자인을 엄선해서 내 방에 하나, 사무실 책상에 하나 챙겨 놓았는데, 그만 해도 충분했건만 부러 돈을 내고 책상달력을 하나 더 사게 되었다.
 
'노무현 달력'. 그 유혹을 어찌 이길 수 있단 말이냐. 책상 위에 그의 사진을 올려놓고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도, 2009년에 몰(歿)한 그의 존재 의미를 2010년까지 연장하고 싶었다. 2010년에도 그의 의미를 찾아 내 곁에 두고 싶었다. 새해도 그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지 않고선, 한해 살이가 좀 힘겨울 것만 같이 느껴졌다.


 정겨운 노무현재단 로고. 포장조차 애틋하다.


 노란색 봉인을 뜯으면 그와 함께 할 1년이 나온다.


 "이제 우리가 할게요!" 그런 다짐까지 함께 담아...


 지금의 1월을 함께 하는 대통령 재직 시절의 노무현. 첫장에 있는 그의 처음 약속, 그는 지켰다.


 3월의 노무현. 이 사진을 포함해 다양한 그리운 그의 모습이 매월 담겨 있다.


 5월의 노무현. 그의 마지막 글귀가 남겨져 있고...


 그리고 선명히 새겨진 '그 날'.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 날을.


12월의 노무현. 그의 바람, 그것 역시 이뤄졌다.


 난 아직도 그 선거 마지막날 TV 광고 영상을 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물론, 그런 광고에서의 듣기좋은 말들은 표를 얻겠다는 목적이 분명한 소리다. 하지만 난 얄팍한 수가 읽히는 그런 광고에서조차, 그처럼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아니, 아마 앞으로도 두 번 다시 그런 이는 없을 것이다. 그건 노무현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의미가 올해로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달력 하나에 그의 의미를 담는 것은 형식적인 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런 형식도 필요하다. 특히 올해를 반격의 계기를 만드는 한해로 만들자면, 매일 매달 의지를 다져낼 상징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도 노무현 달력은 내 책상 위를 차지한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