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경기장'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4.09 5만 5천과 함께 10
  2. 2007.03.22 빅 매치 4
  3. 2007.03.20 화창한 봄날 일요일, 상암 4
발자국2007. 4.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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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되냐? 축구 전용구장 맨 앞자리에서 선수들 땀냄새 맡고 거친 숨소리 들으며 보겠다고 2시간 전에 축구장을 찾았는데도 저 뒷 자리나 겨우 맡아야 한다는 게? 아무리 사전에 5만 관중 돌파가 예상된 일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 프로축구 경기를 보려 사람들이 이렇게 '개떼'처럼 몰려 올 줄은 정말 짐작하지 못했다.
 
어쨌든, 같이 보는 사람들 많으니까 함성소리도 예사롭지 않고 좋더라. 뛰는 선수들도 모처럼 뛸 맛이 났을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유지가 관건인데, 심판 수준만 어떻게 해 봐도 얼추 유지는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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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에 '개떼'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아 글쎄 이게 한 시간 반쯤 전 상황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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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 많으니 그림은 확실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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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썰렁해서 저기서 축구 보는 건 편하긴 해도 정말 재미없겠다 싶었던 서쪽의 지정석 쪽도 만만치 않은 수가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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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는 많았으나, 경기장을 장악하지 못한 FC 서울 서포터즈. 경기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한 선수들에 비해 노력 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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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이 이긴 건, 차붐의 지도력도 선수들의 기량도 팀의 조직력 덕도 아닌 너희들의 위압적인 목소리 덕분이다. 비록 수원은 툭하면 손을 쓰는 지저분한 플레이로 일관하고 차붐은 한 골 넣고 6백을 쓰는 걸어잠그기 축구로 일관했지만, 응원만큼은 너희가 최고다. 인정. 응원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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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는 또 얼마나 맑아주시던지. 지고 나오는데, 화창한 날씨가 서럽게 느껴질만큼.

calvin.
Posted by the12th
발자국2007. 3. 2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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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잡은 대휴 날.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이른바 '수도권 더비' 매치가 있는 날이다. 진정한 더비 매치가 되려면 같은 연고 지역이어야 하지만, 각 도시마다 꼴랑 한 개 팀만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일단 K-리그에서 더비 매치라고 불릴만한 경기는 서울-수원 전밖에 없다.

 두 팀은 여러가지 면에서 라이벌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모 기업이 각각 GS와 삼성으로 라이벌 대기업이고, 수준급의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색깔도 서울이 전통적으로 붉은 계통이라면 수원은 파란 색이다. 그 때문에 서울의 안양 시절부터 두 팀은 수도권을 연고로 호각세를 보이며 라이벌 의식을 키워 왔다. 이번에도 박주영-안정환, 김병지-이운재, 이을용-이관우, 귀네슈-차범근 등의 맞조합으로 라이벌 전으로서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런 경기를 놓칠 수 있으랴. 감기에 걸려버렸고, 더욱이 날씨는 아침부터 비가 온 통에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애초 계획대로 놓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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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는데 축구를 하겠냐고? 축구가 야구와 다른 점은 '수중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비는 의외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하기까지 해 경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선수들은 예정대로 열심히 뛰어주면 된다.

 붉은 색의 서울과 푸른 색의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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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팀 서포터들의 함성소리도 높아져 가고... 수원삼성의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최대 규모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서포터즈이다. 원정임에도 홈 서포터즈보다 더 많은 인원이 세를 과시했다. FC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은 규모도 그닥 크지 않고, 연고지 이전으로 다른 팀 서포터즈들에게 비아냥과 조롱을 듣는 처지다. 뭐, 괜찮다. 어차피 다른 팀 팬들의 '인정'까지 구하면서 하는 응원은 아니니. 하지만 조금 더 오밀조밀한 맛은 있었으면 좋겠다. 안양 시절의 어떤 결기같은 게, 이 서포터즈들에게는 그닥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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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저녁인데다 날씨까지 얄궂은 상태라 지난 번 일요일 경기 때보다 사람이 많을까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더비 매치라는 홍보에 오히려 사람들이 훨씬 훨씬 더 많이 왔다. 늦게 간 통에 뒤쪽으로 자리 밀린 것 좀 봐라. 그리고 이번에 온 사람들은 단순 '나들이' 삼아 축구장을 찾은 게 아니라 온전히 축구를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탄식과 환호, 고함, 제각각의 해설, 골이 터질 때마다 벌떡 일어나 방방 뛰고, 나중엔 골 터질 때만 벌떡 벌떡 일어나던 관중들이 어느새 경기에 몰입해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들썩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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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 된 골에 신이 난 FC 서울 서포터즈. 야간 경기의 맛은 역시 골 뒤의 화려한 불꽃 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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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전세가 장악된 뒤의 모습. 침통한 그랑블루와 신이 난 수호신. 오늘 경기는 빅 매치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었다. 라이벌간의 대결, 경기 초반 상대팀의 기습적인 선제골, 그러나 역전 승리, 게다가 대승, 옐로 카드 나올 정도의 선수들 사이 갈등, 해트트릭 히어로.... EPL 수준이라 해도 허풍이 아니다. 멋지고 훌륭했다. 안 왔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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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으로 옷 해 입은 야경 속 상암 경기장의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고... ^^

 이만큼의 수준급 경기력만 유지된다면 K-리그의 발전은 먼훗날 얘기가 아니다. 월드컵 열기로부터 리그 열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리그의 발전은 곧 국가대표 경기력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오늘 경기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calvin.
Posted by the12th
발자국2007. 3. 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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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봄날의 일요일. 이런 날에는 나들이를 가줘야 한다. 어딜 가서 봄볕을 쪼이나, 잠시 고민하다 축구장엘 가기로 했다. 바야흐로 K-리그 시즌이고,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팀 컬러가 바뀌었다는 FC 서울 경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푸른 잔디, 따사로운 봄볕, 살랑이는 바람, 엄마 아빠랑 함께 온 아이들,  2시간의 시간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경기 외적 요소들만으로도 축구장은 충분히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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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경기도 훌륭해야 한다. FC서울은 이전까지 히칼도와 박주영에 의존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패스웍을 보이면서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19세의 신예 이청용의 활발한 움직임이 인상적이었고, 박주영의 테크닉, 정조국의 힘이 넘치는 활동량이 눈에 띠었다. 탄성을 자아내는 결정적인 찬스가 몇 차례... 경기도 후반 3분 박주영의 골로 1-0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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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 EPL에 눈높이가 맞춰진 관중들의 성에는 차지 않을 것. 다소 낮은 경기력을 보완해주는 것은 서포터들의 함성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는 그들의 응원 덕분에, 경기는 훨씬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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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봄날 일요일에 나들이를 가야 한다는 의욕은 나만의 것이 아닌 냥, 비교적 많은 관중들이 축구장을 채우기도 했다. 대부분이 가족 단위, 아이들과 맛난 거 먹으면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에 축구장은 정말 좋은 장소. 축구팬의 입장에선 너무 점잖은 관중 문화가 조금은 불만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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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경기 전에도 이미 적지 않은 관중들이 서둘러 자리를 떴다. 경기가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교통체증을 걱정해 먼저 차를 빼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창 달아오르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인 것만 같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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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은 FC서울의 홈. 서울 유나이티드가 성장해 이 곳에서 혹은 잠실에서 보란듯이 더비 매치를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재미난 경기가 될 것이고, 그 때가 아마도 K-리그의 전성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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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 경기장은 규모나 시설은 물론 디자인이나 편의 시설도 대단히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선수들은 뛸 맛 나게 하고, 관중들은 축구장 찾을 맛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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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한 눈에 상암 경기장 보기. 맨 위에 올린 파노라마 사진보다 더 넓은 화각의 상암 경기장 파노라마 컷이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