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0.17 D-mb 2
  2. 2009.09.24 '궁핍'과 범죄 사이 (한국일보)
  3. 2009.08.06 [인터넷] 반갑지 않은 부활 4
카툰토피아2009. 10. 17. 21:45

 시사만화들을 보다가 그렇게 생각했다. 
 MB와 그의 정부가 가진 어떤 특성이 캐리커쳐로 잘 표현되지 않는다,고.
 '풍자'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하나같이 꺼벙하고 심지어 귀여워 보이는 캐리커쳐는
 날로 비열해지고 폭압스러워지는 그를 온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려봤다.
 지금은 새끈하니 잘 그려진 그림보다는,
 오히려 '보통고릴라' 시절 주완수 화백의 그림같은
 거칠면서도 적나라한 시사만화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calvin.
Posted by the12th
삽질2009. 9. 24. 16:11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엄정하게 해라." 내 말이. 사실 정운찬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의혹들은 낙마감이 아니라 수사감이다. 정운찬에 대해 한 마디 쓰려다, 구구절절 내 마음과 같길래 삽질해 온다. 그나저나 천성관은 왜 수사하지 않는거냐?

 서화숙 편집위원은 '미네르바 패러디 칼럼'으로 유명해졌던 그 사람이다. 조곤조곤 옳은 말을 넘침도 모자람도 없이 똑부러지게 하는 글의 결이 마음에 든다. 관심가지고 챙겨볼만한 칼럼이 생겼다.

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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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쓴 글을 모아 낸 책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연차씨의 돈을 받아쓴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온 권양숙씨가 했다는 말 때문이었다. "(정치인이란) 먹고 살 것도 없는 사람들이 큰 소리만 뻥뻥 쳤지 뭐가 있어요. 돈이 있어요? 힘이 있어요?" 전직 대통령이 받는 연금은 대통령 급여의 95%라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다달이 1,700만원쯤을 받았다. 가구당 평균소득이 330만원인 나라에서 권양숙씨가 설마 스스로 돈이 없다는 표현은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내내 찜찜했다.

 정운찬 총리 후보의 청문회를 보고 있자니 경악할 지경이다. 작년에 미국에 갈 때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궁핍'하게 지내지 말라고 1,000만원을 줬다는 것이다. 작년 정운찬씨의 수입은 서울대 교수와 외부 강의 강연 인세 수입에 어느 회사 고문까지 맡아 4억원이 넘었다.
 
 청문회를 통해 인정한 수입이 그랬다. 그런데 그게 '궁핍'이라니. 이 돈을 처음에 '소액'이라고 표현할만했다. 게다가 그 돈은 뇌물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그는 백 회장과는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했더니 박연차씨에게 돈을 얻어쓴 사람들이 한결같이 한 소리였다.

'형님' 백성학, 박연차와 다른가

 정운찬씨처럼 저자와 외부 강사, 고문으로 잘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서울대 교수 한 가지만 해도 궁핍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작년에 서울대 교수로 받은 연봉은 1억92만430원이었다. 뭐가 아쉬워서 남의 돈을 얻어쓰며 탈세를 할까.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지적한대로 3년간 수입은 9억원인데 지출은 9억4,000만원이면서 저축은 3억2,000만원을 했다면 도대체 3억6,000만원은 어디서 난 것인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기고 사기업의 고문을 맡은 것도 돈이 아쉬워서인가. 그렇게까지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다면 남몰래 살 일이지 어쩌다 총리는 하겠다고 나서서 민낯을 드러내는지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할 지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인생을 공직자로 기어이 만들겠다는 정부이다. 정운찬씨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번 개각 대상자 가운데 깨끗한 이는 김태영 국방장관 한 사람 뿐이다. 나머지는 위장전입이요, 다운 계약서에 따른 탈세요, 병역면제 의혹으로 성한 사람이 없다.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는 심지어 남동생과 처남의 집에 아내 이름으로 매매예약가등기가 걸려 있으니 실질적인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공직을 트집잡히고 싶지 않아서 진짜 내용을 숨기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위원들 수준을 보고 10년간 끌어올린 공직자의 수준을 단번에 떨어뜨렸다고 썼지만 이번 개각은 그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내렸다.

탈법 총리 장관 안될 일

 그러면서도 이 정부는 말끝마다 법과 질서를 외친다. '형제처럼 지내는' 박연차씨에게 돈을 얻어썼다며 전직 대통령의 가족을 꼼꼼히 수사했다. 그래, 역사는 그렇게 진보한다.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엄정하게 해라. 백성학 회장은 '아우'인 정운찬씨에게만 돈을 건넸는지, 건넨 돈은 1,000만원이 전부인지, 다른 사람에게도 건넸는지 당장 검찰 수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박원순씨를 명예훼손으로 걸면서 국민들한테는 법에 보장된 인권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을 각료로 임명한다면 권력을 쥔 자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시민들은 법 테두리 밖으로 내던져진 공포정치와 다른 게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흠집내면서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싶겠지만 당신들이 대답해야 할 상대는 과거 정부가 아니라 진실하게 살아온 대다수의 국민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로 궁핍해도 범죄로 가지 않는다. 그 사이에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양심없는 공직자들이 양심있는 시민들을 이끌 수 있을까. 임명동의안에 거수기 노릇만 하겠다면 한나라당 역시 대답해야 한다.
서화숙/ 한국일보 편집위원
Posted by the12th
만끽!2009. 8. 6. 20:08


 <딴지일보>를 마지막으로 봤던 게 언제였더라? 2002년 대선 직전, 대권 도전자들을 도발적으로 인터뷰했던 기사를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그 때까진 비교적 꾸준히 이 '신생 매체'를 찾았던 모양이다. 그 이후, (지금은 부쩍 커지다 못해 막 나가는) 김구라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황봉알을 내세웠던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 런칭됐던 것이나, 성인들의 명랑 성생활을 지향하며 '남로당'을 출범시켰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걸 보면, 그때까지만 해도 간헐적으로 이 사이트를 드나들긴 했던 것 같다. 그리곤 기억이 없다. 그러니까 대략 한 5년동안, <딴지일보>는 잊혀진 존재였다. "그거 아직도 있나?" 싶을 정도로 차라리 내게는 폐간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제와 지난 기사들을 찾아 보니, 없어졌는 줄 알았던 지난 시간 동안에도 <딴지일보>는 꾸준히 기사를 양산해 내 왔더라. 그건 예전처럼 정치 사회 문화 성인컨텐츠를 망라한, 여전한 수준과 물량이었다. 그런데 왜 그동안은 눈 밖에 났던 걸까? 왜 한 때 인터넷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이 매체가 잊혀진 존재가 되었던 것이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가령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같은 다른 매체들이 보다 뉴스다운 컨텐츠를 쏟아내 놓으며 '대안 매체'의 자리를 잠식해 버렸달지, '재미'있기는 <디씨인사이드>나 <풀빵닷컴>같은 골때리는 사이트들이 <딴지일보>는 게임도 안 되게 더 재미있었달지 . 팬더와 같은 주요 필진들이 총수와 갈라서며 <미디어몹>으로 떨어져 나간 것도 동력 상실의 요소였다. 게다가 초창기 센세이션을 불러왔던 '딴지투'는 자극적인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식상해져 버렸다. 개인적으론 <딴지일보>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주구장창 '명랑 성생활'만 떠들어대는 걸 보곤, 맛이 갔다고 단정지었다. <딴지일보>는 없어도 될, 그저그런 인터넷 신문 중 하나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랬던 <딴지일보>가 돌아왔다. 관에 못질을 했어도 진작 했을 것만 같던 '구식 매체'가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식상했던 딴지투는 다시금 따라하고 싶을만큼 매력적이 되었고, 감을 잃은 것 같았던 재미도, 오, 빵빵 터져주신다. 매일 사이트를 찾아 왜 업데이트가 안 되는 거냐고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언제 냉랭했냐는 듯, 기사마다 만면에 웃음을 선사하고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이게 다 MB덕분이다.

 내가 <딴지일보>를 다시 찾기 시작한 건, 노짱 서거 직후, 김어준 총수가 한겨레에 쓴 칼럼을 읽으면서부터다. 그 칼럼에서는 2002년 대선 전에 노짱과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고인을 기렸는데, 내 기억에도 그 인터뷰 기사는 넷심의 상당 부분을 노짱으로 향하게 했을만큼, 솔직함이 정말 매력적이었던 대단히 파괴력 있는 기사였다. 그 칼럼을 읽고 옛날 그 인터뷰 기사를 다시 찾아 읽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찾은 <딴지일보>에서 이 신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만거다.

 칼럼에서 총수는 분개해 있었다. 하지만 그 분노를, 그는 딴지의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 살인과, 소통 없이 밀어부치는 오만과, 공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드는 만행과, 최고 국가 수반의 참을 수 없는 허접함을 <딴지일보>는 특유의 방법으로 가뿐히 요리한다. 요리법은 '풍자'와 '해학'이다. 

 대화가 불가능한 폭압적인 권력을 마주했을 때, 힘없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저항은 풍자와 해학이다. 답답해 홧병으로 죽어나가지 않으려면 허탈한 웃음으로라도 버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딴지일보>는 거기에 기반해 출발했더랬다. 어느 순간 <딴지일보>가 재미없어지고 효용 가치를 급격히 잃었던 건, 역으로 그런 풍자와 해학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노무현의 5년은 그랬다. "할말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풍자와 해학을 굳이 찾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시절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은 풍자와 해학이 다시금 필요해진 시절이 되고 말았단 얘기다. 모든 것의 시간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MB의 요상한 '타임 리프' 능력으로, 그렇게 되어 버렸다. <딴지일보>가 뒤늦게 만개해 회춘하는 것은 바로 그런 사정 때문인 거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딴지일보>를 찾는 심정이 그렇다. 어떤 독자는 "예전에 딴지일보는 재밌기만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재밌기도 하고 고맙기까지 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러하다. 그런 심정은 한 두명의 독자만의 것이 아니어서, 이미 어떤 독자들은 <딴지일보>에 비품을 보냈는가 하면,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은 구독료를 자발적으로 보낼 움직임마저도 솔솔 불고 있다. 

 <딴지일보>의 귀환, 내지는 부활은 사실 반가운 현상이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풍자가 필요 없는 시대를 살아야 했다. 그래서 <딴지일보>같은 사이트는 폐간되고 말아야 했다. 풍자와 해학이 필요한 시대는 불운한 시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 손으로 만든 불운한 시대의 유통기한 까지는 어찌됐든 버티고 버텨 살아 남아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라도, <딴지일보>는 정말이지 강추 중에 강추다.

 (특히 김어준 총수의 '틈새 논평'을 새겨 보시기 바란다. 어느 매체도 주목하지 않지만 어찌 보면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해주는 명코너다. '촌철살인'의 언론이 사라진 시절에, 그 정수를 깨닫게 해준다.)

calvin.

p.s. 미디어법을 염두에 둔 행보인가...? 김어준 총수는 요즘 <뉴욕타임스>라는 이름으로 한겨레 인터넷 TV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딴지다움이 철철 흘러넘치는, 훈훈한 프로그램이다. 이것도 함 챙겨보시라.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