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3.21 기협만평_101027
  2. 2010.01.09 기협만평_100108
  3. 2010.01.05 "해직자의 겨울" 2
카툰토피아2011. 3. 21. 17:40


김현석 선배에 대한 인사 재발령 약속 시한이 넘어가더니
아예 1년이 넘었다.
6개월 뒤에 인사 재발령을 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던 본부장은
특유의 느물느물한 처세로 시간을 보내더니
기자협회에서 징계를 하려는 찰나에
본부장 직을 그만 두고 자회사 사장으로 옮겨가 버렸다.
참 속 편한 인생이다.
후배들을 향하는 선배된 자의 마음이 있었다면 그러지 못했으리라.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진중함이라도 있었다면 저러지 못했으리라.
그가 보인 부끄러움은 어느새 이 공장의, 우리의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그 후안무치함을 과감히(!) 표현해 봤다.
모처럼 속시원한 만평 나왔다는 주변의 평가.
풍자의 대상이 인사권자가인 만큼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도 그리자 마자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포토샵CS2에서 타블렛으로 펜 작업)

calvin.
Posted by the12th
카툰토피아2010. 1. 9. 02:31


 시사만화를 그린다 치면, 요즘만큼 호기도 없다.
 그릴만한 게 두루 넘치기 때문이다.
 낯뜨거운 원전 보도나, 뉴스의 NHK향 추진이나, 탐사보도팀 해체나
 어느 것 하나 그림으로 풍자하고 비틀어 보고 싶지 않은 게 없다.
 기협회보가 좀 더 자주 발행됐더라도 모두 소화할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면은 2주 마다 한 번만 제공되고,
 그렇다면 그간의 이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데
 결국엔 이걸 그리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말에 기습적으로 해치운 김현석 선배에 대한 부당 인사다.

 새해 벽두부터 지역에 내려가야 하시는 통에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김 선배의 가는 모습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일단은 그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 

 처음엔 김 특보나 본부장을 등장시켜 정면으로 비판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풍자보다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가 더 낫겠다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오늘 김 선배의 부당한 처지가 내일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그래서 이 사태를 그냥 보고 넘어가선 안됨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싸움의 국면'이고, 그 동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한 까닭이다.

 내공이 없다보니 호흡이 달린다.
 두 번째 컷은 거의 날림 수준이다.
 시사만화를 위한 캐리커처를 어찌 처리해야 하는지 감을 잃어버렸다.

calvin.
Posted by the12th
카툰토피아2010. 1. 5. 22:46


 김현석 선배는 내가 미디어포커스에 있을 때
 그 프로그램의 앵커이자, 기자협회장이었다.
 
 MB가 권좌에 오르고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을 때
 그는 앵커직을 내던지며 "싸우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해 8월 8일, 
 권력이 공권력까지 동원해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하던 날
 그는 정말 사활을 걸고 맨 앞에 섰다. 
 그를 따르던 후배들은 그 뒤에 섰다.
 그런 그가 기어이 공영방송을 접수한 저들에게는 
 눈엣가시였나 보다.

 이병순 체제는 김 선배에게 '파면'을 내렸다.
 그건 그에 대한 징계라기 보다는 저항하는 기자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까불지 말라, 잠자코 있어라, 비겁해지거라."
 제작거부까지 한 끝에 결국 김 선배의 파면은 막았지만
 그건 사실 우리의 승리가 아니었다.

 '정직 3개월'선에서 우리가 타협하면서
 저들은 우리가 가진 결기의 강도를 확인했을 뿐이고
 결국 저들이 노리는대로 '비겁함'은 우리 안에 확산돼갔다. 
 
 난 그 때 우리가 끝내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김 선배를 이용한 '도발'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
 그 때 우리가 충분히 강함을 보여주지 못한 까닭에
 저들이 다시 김 선배를 통해 우리를 다스리려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후 전개될 싸움은
 새로운 싸움이 아니라,
 그 때 마저 하지 못한 싸움이 되어야 한다.
 어설프게 타협하거나 물러섰다간
 아예 기자의 영혼을 저당잡힐 수도 있음을 가정하고 결연하게 싸워야 할 일이다.

 김 선배가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던 프로그램의 제목은 "해직자의 겨울"이다.
 귀양이나 다름없는 지역 발령을 받은 그의 겨울이
 모쪼록 따뜻했으면 좋겠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