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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3 기협만평_111016
  2. 2011.07.24 기협만평_110626
  3. 2011.06.21 기협만평_110613 2
카툰토피아2012. 1. 3. 09:37


 기자협회보 만드는 일에서 손을 뗐지만, 만평은 계속 그리기로 했다. 형편 없는 실력이나마, 나름 '시사만화가'의 꿈을 펼쳐볼 수 있는 유일한 지면인 까닭이다. 대부분이 내 성에 안 차는 그림이어서, 내보이기조차 부끄러운 마음에 서명도 생략해 버리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또 이렇게 스스로도 흡족해 할만한 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그림 실력이야 특별히 나아질 게 없는 사정이니, 사실 만평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건 '소재'다. 각이 서는 얘기되는 소재.

 방송기자연합회의 체육대회를 주로 소개하기로 한 이 기협회보를 만들기 전에, 보도본부는 한 사건으로 뒤숭숭해 있었다. 스포츠취재부장의 후배기자 폭행사건이었다. 아무런 정보도 아닌 단지 일개 골프 업체의 개소식을 9시 스포츠뉴스에서 단신으로 내보내기로 한 결정에 대해 아무개 선배가 부장에게 (따져 물은 것도 아니고) 사실이냐고 묻자 대뜸 집기를 집어던지고 주먹질을 행사했다는.... 정말이지 21세기에 민주화가 됐다는 대한민국의 영향력 1위라는 언론사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괴감을 불러 일으켰다. 문제의 단신 기사는 그러고도 기어이 국민의 재산인 방송 전파를 탔다.
 
 방송기자연합회의 체육대회에 이 사건을 엮으니 그냥 막 그림이 술술 그려졌다. 문제가 된 단신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스포츠국장까지 같이 묶었다. 역시, 좋은 풍자와 해학은 말도 안 되는 현실과 억압·폭력 속에서 나오게 마련인가 보다. 본의 아니게 좋은 만평을 그리게 도와준(?!)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calvin. 
Posted by the12th
카툰토피아2011. 7. 24. 07:38


 33대 기자협회가 임기를 다 했다. 협회장은 처음에 미련해 보일만큼 '소통 회복'에 힘을 기울였다. 그 때문에 어떤 후배들은 싸워야 할 대상을 상대로 괜한 힘을 쓰는 그에 대해 냉소적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소통 회복'의 노력이 헛수고에 머무르고 끝내 말 장난을 일삼으며 시간만 끄는 그들과 대화로 일이 해결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 분명해지면서 그는 이번엔 다소 과격해지기도 했다. '소통'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과 협회장으로서의 행동 반경에도 제약이 따랐으리라. 여하튼, 그 자신이 전한 퇴임의 변에서처럼, 33대 기자협회도 헛바퀴만 돌았다. 높은 의지만큼 추진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이뤄진 일들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협회장이 질타를 받거나 의기소침해 할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협회장이나 협회의 역량 때문이 아니라, 협회를 무시하고 무력화시키고자 했던 저들의 전략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의도치도 않게 협회 집행부에 몸을 실었던 것은 편집국장을 맡았던 선배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불쑥 전화를 걸어와 "협회보 만드는 일을 좀 도와줄 수 있겠니?" 하시기에, 정말 '좀 도와주는' 일인 줄로만 알고 "그러죠 뭐" 했다가 발목을 잡혔다. 정작 그 선배는 도중에 개인 사정을 들어 편집국장 자리를 내려놓기까지 했으니, 나로선 그 선배를 믿고 따랐을 뿐이었는데 졸지에 어미 잃은 아기새의 모양이 되고 말았다. 어쨌든, 협회보를 만드는 일은 한 때 '신문기자'를 꿈꿨던 내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일에 치이고 졸지에 혼자 만들게 돼 더 잘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쉽긴 했지만, 다시 한대도 더 잘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그만큼 잘했다는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더 잘 할 자신이 없다), 나도 일단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calvin.
 
Posted by the12th
카툰토피아2011. 6. 21. 15:31


보도본부가 있는 신관 4층에 있던 기자협회는
지난해 2월 야밤에 강제로 연구동 5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자들이 협회에 찾아가려면,
사무실에서 나와서 신관 건물 밖으로 나와 연구동까지 걸어간 뒤 계단을 올라야 한다.
물리적 거리와 번거로움 때문에 협회에 협회원들이 찾아가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 되고 말았다.
기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모으고 나누던 협회실은
높은 탑 속에 고립되어 버렸다.
협회실의 갑작스러운 이전은 
협회가 기자들 사이에서 단합의 기구로 작동하는 것을 막고자 한 회사가 벌인 짓이다.
치졸하기 그지 없다.

1년 넘게 고립돼 있는 협회실을 옮겨달라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회사는 그저 무시하고 있다.
협회보를 만들기 위해 협회실을 갈 때마다 느꼈던 기분을 담아 그려봤다.
아마 협회실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협회원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매일 협회실에 가야 하는 협회장과 협회 간사만이 마음에 쏙 든다는 답을 해 주었다.

calvin.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