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08.04.04 맨체스터 Utd.의 7번 6
  2. 2007.05.06 서 선생 12
  3. 2007.03.24 better than Sniper 10
얼굴2008. 4. 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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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과의 불화 끝에 주장이자 간판 스타인 데이비드 베컴이 팀을 떠난 뒤, 그가 달았던 백넘버 7은 포르투갈에서 막 영국으로 넘어온 18살짜리 '애송이'에게 주어졌다. 보비 찰튼과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를 거쳐 데이비드 베컴까지, 팀에서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선수만이 달았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7번이 말이다. 떠나간 베컴의 헤어 스타일을 흉내내고, 패싱 게임 대신 잔 기술에 심취해 돌파를 즐기던 이 풋내기에게 이 백넘버는 과분한 듯 보였다. 하지만 리스본과의 친선경기에서 자신의 팀이 농락을 당하는 와중에도 그를 보며 얼굴에서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던 퍼거슨 경은 그를 데리고 오자마자 그에게 과감히 7번을 달아 주었다. 그건 "최고가 돼라"는 뜻이었다.

 퍼거슨 경은 틀리지 않았다. 툭 하면 경기 흐름을 끊는 드리블을 해 대는 통에 한 때 홈 팬들의 야유까지 들었던 그는 자신의 등에 붙은 번호의 값어치를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무게를 훌쩍 뛰어넘고 말았다. 앞서 전설이 되었던 7번 선배들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한 단계 진화된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그는 23살의 나이에 이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가 되고 말았다.

 동시대인에 의해 새로운 신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목도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펠레나 마라도나, 조지 베스트나 요한 크루이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그는 달래주고 있다. 하지만 그 바람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7번을 달게 될 후배 선수들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지게 생겼다. 불쌍하게도.

calvin.
Posted by the12th
얼굴2007. 5. 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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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개인적인 취향의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난 서 선생과 같은 캐릭터가 '백전 백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매력은 "꽈당"과 같이 칠칠치 못한 데서 나온다.
자식 달린 이혼남이든 나이가 어린 제자 녀석이든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남자에게조차
그녀는 무엇인가로부터 지켜주고 싶게 하는,
'보호 본능'이라 불리우는 야성을 건드린다.

한껏 본능이 자극된 마당에
그런 그녀가 티없이 맑고 거짓없는 표정으로
하잘 것 없는 자신을 덜컥 좋아해 주기까지 한다?
그쯤 되면 그녀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서 선생은 그 어떤 미모와
관능적 매력으로 공격하는 그녀들보다도 강하다.
서 선생은, 말하자면,
그 쪽으로는 전혀 아닌 것만 같지만,
사실은 연애 낚시의 '절대 강자'다.

calvin.
Posted by the12th
얼굴2007. 3. 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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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라 덥썩 반가움부터 전해주는 MC 스나이퍼의 새 앨범에서
귀를 확 잡아 채는 것은 공교롭게도 앨범 주인인 스나이퍼의 음성이 아니다.
Run & Run과 Better Than Yesterday 두 트랙에 객으로 참여한
아웃사이더, 이 친구다.

시적 랩 가사를 엮어내는 데 스나이퍼를 누가 감히 따를소냐만,
랩만 두고 봤을 때 아웃사이더는 Better Than Yesterday에 나오는
붓다 베이비들 가운데 단연 최고다.
이 트랙의 흐름은 아웃사이더의 파트에서 절정을 이루도록 구성돼 있으며
그 정점이 지난 직후 장엄하게 등장하려 한 스나이퍼의 래핑은
아웃사이더의 속사포 랩이 준 아찔한 속도감 때문에
대단히 밋밋하고 무미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랩 자체가 주는 리듬감만으로 전율을 불러오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똑같이 따라 부르려는 섣부른 시도를 하지 말 것.
가사 보면서 따라 하다가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아놔, 근데 또 왜 이렇게 말짱하게 잘 생기기까지 한거야?
 
Posted by the12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