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3.21 노보만평_110314
  2. 2010.07.13 초대장 2
  3. 2010.07.02 파업 중 4
카툰토피아2011. 3. 21. 17:46


난 회사에 차를 잘 끌고 오지 않는 편이라
어느날 후배가 애기해 줘서 알았다.
회사가 직원들 차량 뒷 유리에 허락이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수신료 인상 홍보 스티커를 붙여댔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수신료를 마침내 올리고 말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 때문에
최근 회사의 시야가 퍽 좁아진 것이다.
직원들 휴대전화 컬러링을 수신료 홍보 멘트로 일괄 변환하는가 하면,
일본지진 성금을 일방적으로 갹출해 가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으나,
내부적으로 감정을 쌓는 악효과를 가져온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내용과 취지도 중요하지만 방법과 절차도 중요하다.
그걸 얘기하고 싶었다.

(포토샵CS5에서 Wacom Intuos3로 펜작업 및 채색)

calvin.
Posted by the12th
토막2010. 7. 13. 13:25

 새노조의 파업은 유쾌하고 재미가 있다.
 집회는 위트 넘치는 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박장대소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 주위에 포진된 청경들까지도 어느새 즐기고 있다. ㅋ
 우리끼리만 보고 즐거워하기가 미안할 정도...

 그래서 마련된 자리다.
 지난 7일에 벌어졌던 '시민들과 함께하는 KBS 개념 탑재의 밤'에 이어,
 두 번 째 밤의 자리가 준비 중이다.
 15일(목) 저녁 7시, KBS 본관 앞이다.
 시간이 되시면 찾아와 힘을 보태 주시라.
 집회 뒤 시원한 맥주로 목도 함께 축이고 돌아가시라.

p.s.
 출연진도 화려하다.
 KBS 소속은 아니지만, 조PD 왕림하신다.
 언니네이발관은 무려 3곡이나 부른다.
 홍대 3대 여신 가운데 한 명이라는 타루도 납시신다.
 이밖에 KBS 라디오PD들로 구성된 '파업 장기화와 몰골들'의 두 번째 공연,
 사내 여성 아이돌로 구성된 '개념시대'의 화려한 무대,
 '박대기와 발바닥들'의 군무도 계속된다.
  <추적6분>과 <파업뉴스> 등 알찬 프로그램도 제작 방송 된다.
재밌게찌? 보고싶어 죽겠찌?? ㅋ


calvin.
Posted by the12th
얄라리얄라2010. 7. 2. 22:17


 그동안 우리의 파업은 지리멸렬했다. 조합 간부들은 집회장에서 목에 핏대나 세웠지, 파업의 내실을 다질 생각은 안 했다. 파업은 하는둥 마는둥 했다. 그냥 적당한 시늉에 불과했다. 집행부는 언제나 사흘 정도 뒤에 파업을 접을 생각에 급급했다.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파업 유지 의견도 묵살한 채 밀실에서의 '비대위'를 열어 파업을 종결했다.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파업. 그게 내가 이 공장에서 겪은 파업이었다.

 '언론노조'이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공기업노조'가 되어 버린 조합으로부터, '배부른 돼지'가 되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새노조를 만들었다. 기존 노조는 조합을 분열시킨 행위라며 마뜩찮아 했지만, 그건 '언론노조'이기를 포기한 그들을 대신해 KBS에 '언론노조'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는 일이었다. 

 구 노조가 이미 잘 컨트롤 되어 갖고 놀기 쉬웠던 사장실의 김특보에게 새 노조가 눈엣 가시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는 새 노조와의 교섭에 잘 응하지 않는 방법으로 새 노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 새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에도, 사장실의 김특보는 비열하게도 노조 위원장과 급이 안 맞는 일개 국장을 협상 테이블에 대신 앉히고는 22차례의 교섭 과정을 불성실하게 흘려보냈다. 그리고 교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렬되었다.

 사장실의 김특보는 "사규대로 처리한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사규는 네 편일지 모르겠으나, 법은 우리 편이다. 법은 우리의 파업에 '합법' 인증을 해 주었다. 대신 우리의 파업 활동을 청원경찰을 동원해 훼방하는 사장실의 김특보 행태야 말로, 법을 따르자면, 명백히 불법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보는 파업다운 파업이다. 그간 대한민국 노동조합들에 들씌워졌던 '불법' 이미지에 조금도 거리낄 일 없는 순도 100%의 '합법 파업'이다. 대의와 명분, 정의와 정당성이 충만한 자랑스러운 파업이다. 그러니 걱정하실 일이 없다. 자랑스럽게, 훌륭히, 잘 싸워서 마침내 이겨 돌아올 일만 남았다.

calvin.

Posted by the12th